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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_ Info

종로, 을지로, 명동 근처 공유오피스 추천

by 토비언니 2023.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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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를 했다. 그것도 들어간 지 한 달 만에...

내 인생에 있어 다시 한번 기록을 세운 이 씁쓸한 기분이란.

나이를 먹어가면서 확실해 지는 건, 이게 잘못된 선택일지라도 아닌 건 정말 아닌 거라는 것.

타협의 의지없이 한번 확고해진 마음은 시간이 갈수록 더 선명해진다는 것.

마치 속이 아픈 사람한테 옆에서 계속 뭘 먹으라고 입에 꾸역꾸역 넣어주는 그런 기분으로 지난 한 달을 보냈던 것 같다. 

이 시간에 내가 더 잘 할수 있는 것을 투자하는 게 나이 먹은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선택이 아닐까? 

 

퇴사한 다음날 바로 공유오피스를 알아보러 집을 나섰다.

인터넷으로 눈이빠져라 찾을 만큼 찾았던 것 같은데 그래도 일단 직접 가봐야 속시원히 아는 법. 

조용한 고정석 1인실 사무실을 찾자니 가격대도 부담이긴 하지만 중간에 다른 일 때문에 이용을 안 할 수도 있을 거 같고,

그렇다고 자유석 1인실을 찾자니 이건 뭐 대부분 카페보다 너무 시끄럽고 정신도 없고 

이런 와중에 한 곳 눈에 딱 들어온 곳이 있었다. 

 

명동역 부근의 신한그룹에서 운영하는 쏠 라운지 위드 그레이프 SOL Lounge with Grape

일단 너무 조용한 분위기, 관리가 되고 있는 쾌적한 환경, 저렴한 가격대... 

한마디로 만점이어서 입성 몇시간 만에 한 달 지정석을 당장 끊어야겠다 생각하고 문의하니

이달 말까지만 운영한단다. 아, 이런...

 

 

그래도 당분간이라도 맘 편하게 또 부담없이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곳을 생각보다 빨리 발견해 너무 좋았다.

 

처음 들어가서 당황하게 만들었던 터치스크린 무인 출입기

뭐, 얘가 안내하는데로 그대로 따라만 해도 어렵진 않지만... 이젠 고정석, 지정석 의미가 없는 상황인데 (3월 말까지만 운영) 좌석 선택에 있어 쓸데없이 뜸을 들였었다. 막상 선택하고 자리이동도 이 기계로 간단히 할 수 있는데 말이다.

 

게다가 이용요금은 자유석 이용 시 2시간에 2,500원. 4시간엔 4,500원... 요즘같은 때 상대적으로 너무 착한 가격이다. 물론 회의실의 시간당 요금은 이 와는 상이하지만 워낙 환경이 쾌적해서 그런지 늘 갈때마다 예약이 꽉 찬 상황이었던 것 같다.그리고 내부에는 커피머신도 있어서 커피만 물리면 조용해지는 나에겐 너무 만족이었다. 

 

 

예전에 홍대 위워크를 이용했던 적이 있는데 그 때의 인구밀집도를 생각하면...;; 정말 정신건강이 편해지는 기분이었다. 일단 6층이라 확트인 시야에 밝은 자연광, 자유석임에도 불구하고 책상 간의 간격도 넓고 시끄럽지 않은 음악과 깔끔한 청소상태, 그리고 피곤할 때 쉴 수 있는 소파 라운지에는 다양한 읽을거리 책들이 꽂혀 있었다. 

 

사실 요즘처럼 공유오피스다 코워킹오피스다 우후죽순으로 잔뜩 생겨나는 때 돈값 못하는 곳을 너무 많이 봐왔던 차라 개인적으로 체감하는 게 남달랐던 것 같다.

 

 

나는 전문적인 인플루언서가 아니라 다른 분들이 집중해서 일하시는 모습까지 카메라에 닮고 싶지않아 좌석 내부까지는 찍지 않았다. 나에게도 그렇듯 다른 이들에게도 시간과 맞바꾸는 소중한 공간일 테니깐.

 

그동안 여러 직장에서 근무해 보면서 돌이켜보면 가장 머리에 그리고 기억 남는 것은 그때의 공간이었던 것 같다. 근무 환경이란 직장인에 있어 정말 무시 못할 요소 중 하나이다. 오히려 예전에 보수적이었던 나는 큰 건물에서 근무하는 게, 그리고 도심 중심에 위치하는 게 뭐가 그리 중요하냐, 일의 본질이 더 중요한 거지, 오히려 그런 걸 더 고려한다면 속물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여기서 내 말은 굳이 서울 중심에 겉이 번지르르한 건물만이 좋다는 뜻이 아니다. 적어도 작은 공간이지만 나에게 편안함을 주고, 출퇴근 루트가 편하다던가 또는 화장실이나 사무실 내부의 청소 상태 등 건물의 컨디션이 쾌적하다는 것처럼 분명 개인에게 중요시 생각하는 뾰족한 요소는 있기 마련이다. 

 

내 업이라고 외부에 말할 수 있는, 그런 소중한 일을 하는 그 장소가 주는 기운과 내가 맞지 않는다면 글쎄... 그건 정말 내 일의 모티브를 꺾는 거란걸 예전 지옥같은 곳에서 경험해 봤기에 '공간'은 분명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일을 하다 머리에 끓는점이 오를때 쯤엔, 한 층위에 있는 옥상공간에 나가서 쉬기도 했는데 이 역시 너무 만족스러웠다.

 

 

곧 문을 닫는다고 하니 아쉽긴 하지만 당분간이라도 많은 아이디어와 긍정적인 생각들이 가득찰 것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이곳 처럼 제발 돈 값하는 좋은 코워킹 공간이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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