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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사_그림이야기

르네상스_ 원근법의 발견

by 토비언니 2023.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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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미술사를 논하려면 일단 선사시대부터 거슬러 올라가야 하겠지만 시대별로 설명을 일일이 한다면 작품이 탄생되었던 그 시대의 배경이나 철학, 인문학적 이야기, 테크닉과 미술사조까지 모두 나열해야 하므로 방대한 분량이 될 거라 생각되고 그럴 경우엔 블로그가 더할 나위 없이 지루할 거라 짐작이 된다. 


그래서 오늘은 그냥 눈에 많이 익었을 것 같은 회화작품 중심으로 서양미술사의 꽃이라 불리는 르네상스 시대의 시기부터 몇가지 눈에 띄는 특징별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Renaissance 란?


르네상스란 말의 어원은 다들 아시는 것처럼 ‘다시’ re 와  ‘태어나다'라는 naissance라는 단어를 결합한 뜻으로 서양미술의 암흑기라고 일컬어지던 신중심적 시대인 중세시기에서 죽었던 고대문화 즉, 그들의 모범이 되었던 그리스 로마 시대의 문화가 15세기에 비로소 부활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중세 시대 미술은 한마디로 객관적인 사실 묘사 보다는 추상적이고 상징적인 힘을 높이는데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예로, 황제를 두드러지게 부각시켜 절대적이고 영원한 존재로 믿도록 설득시키는 그림들이나 성골 순례에서처럼 성인의 값비싼 유해인 금, 은, 보석 등을 이용해서 그림에 장식하거나 또는 유럽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뾰족한 고딕양식의 교회에서 붉고 푸른 스테인드글라스를 이용해 장엄한 빛의 효과를 연출하는 것처럼 이 시대의 미술은 순수 예술이라는 개념보다는 종교나 사회적 주문에 의한 매개체로 폄하될 수 있었습니다. 

갑자기 독일의 퀠른대성당의 웅장함이 떠오르네요. 처음 접했을 때 그 웅장함이 너무 압도하여 무섭기까지 했던 기억을 안겨준, 장엄한 고딕양식의 대표 성당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세계 미술품의 5분의 1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탈리아 도시 피렌체를 시작으로 르네상스는 로마/베네치아에서 전성기를 맞으며, 북유럽과 동부, 서부 유럽으로 차츰 발전해 나갔고,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의 가치 기준을 따랐던 고전주의와 종교적인 관점이 아닌 이성적인 관점에서 인문주의가 꽃피워지고, 사람들의 사고관뿐만 아니라 예술에서도 많은 변화를 겪게 됩니다. 

 

이 당시 상황을 반영한 재미있는 그림을 살펴보자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예수상의 모습도 변화를 나타내는 작품을 감상해 보겠습니다. 아래 첫번째 그림은 Berlinghieri의 작품으로 십자가에 매달렸어도 여유롭게 눈도 뜨고 이 정도 고통쯤은 견딜만하다는 자태를 뽐내고 있는 1220년대의 예수 모습에서, 시간이 차츰 흘러 1290년 르네상스 회화의 선구자라 불리는 Giotto가 그린 작품에서의 예수는 신이 아닌 고통과 번뇌를 담은 인간의 모습으로 변모하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좌) Berlinghieri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1220~1230/ 출처: Wikimedia Commons  / 우) Giotto di Bondone/십자가에 못박힌 예수/1290/ 출처: Wikimedia Commons

 

 

<초기 르네상스(15세기)의 특징적인 키워드는?>

원근법, 피렌체, 메디치가문, 보티첼리, 마사초, 도나텔로

 

 

원근법의 발견: 철저히 인간의 시각에서 본 세계관의 탄생!

 

르네상스 시대에는 자연의 정확한 재연이 중요시되었습니다. 외부 세계를 표현하기 위해 체계적인 수단과 방법을 연마하였고, 현실을 표현하려는 당시의 욕구는 평면 위에 공간감과 거리감을 표현하는 방법인 원근법의 발견으로 해소됩니다. 

최초의 발견은 건축가 브루넬레스키에서 비롯됬다고 하지만, 회화에서 원근법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작품은 르네상스 초기 1425년 산타마리아노벨라 교회에 그려진 마사초의 <성삼위일체> 라는 작품 입니다.

 

Masaccio/ Holy Trinity/&nbsp;출처: Wikimedia Commons

 

 

이 그림에서 천장 무늬의 선들을 잇고, 우리 눈높이를 맞춰보면 시선은 바닥의 가운데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하나의 소실점을 가지고 있는 원근법을 선 원근법이라 합니다. 이 그림의 소실점은 153센티미터 높이에 위치해 있는데 이는 키 162센티미터 눈높이에 다다르게 되는 것처럼 당시 매우 과학적으로 그려진 그림이었습니다.
하느님과 십자가의 예수, 그 앞의 마리아와 요한, 그 아래 부부는 4중의 공간적 깊이를 잘 나타주며, 또한 이 그림은 <그리자유 Grisaille> 기법으로 건축물과 조각 부분을 회색의 단색톤으로 처리함으로써 부조와 같은 입체감을 주었고, 색채로 묘사된 인물과는 다르게 건물의 실재감을 주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원근법의 그림을 살펴보겠습니다. 

 

Piero della Francesca/ 예수태형/ 1460/ 출처:Wikimedia Commons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의 <예수태형> 이라는 작품으로 단순히 가까운 데 있는 것은 크게, 멀리 있는 인물은 작게 나타내는 것 외에도, 가장 오른쪽 인물의 시선을 왼쪽으로 향하게 함으로써 기둥에 포박되어 채찍질을 당하는 예수에게 보는 이로 하여금 또 다른 주제로 향하게 만듭니다.

 

안드레아 마네냐의 <예수애도>라는 작품도 원근법을 이용하여 누워있는 예수의 시신이 단축법으로 재현된 좋은 예시일 것입니다. 이처럼 소실점을 이용한 선 원근법 이외에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암굴의 성모>라는 작품에서 대기원근법 효과를 나타내었습니다. 눈과 대상 사이에는 공기가 있기 때문에 가까이 있는 사물은 붉은 색조를 띄고, 먼 곳에 있는 사물은 푸른빛을 띤다고 주장하며 원근법 효과를 나타낸 그림입니다. 

 

그 후 과학적인 원근법적 체계를 거부하고 반고전주의를 지향하는 행태가 후기 르네상스에서 보여지게 되는데요. 가시적으로 존재하는 물건의 이미지를 변형시켜서 그 형상이 직접 파악되지 못하도록 표현한 형상인 왜곡상이라는 것이 나타난 것이죠. 

1533년 작 독일 한스 홀바인(Hans Holebein)의 <대사들 The Ambassadors> 이란 작품을 살펴보면 한눈에 들어오진 않지만, 두 사람 앞에 비스듬히 뉘어진 해골이 숨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입니다. 관찰자가 왼쪽 아래 또는 오른쪽 위에서 비스듬히 보면 해골의 온전한 형태로 보이며, 그림이 걸린 옆 계단을 오르내릴 때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고들 합니다.

 

Hans Holbein/ the Ambassadors/ 1533/&nbsp;출처:Wikimedia Commons

 

이렇듯 원근법의 탄생 배경에서 알 수 있듯이 르네상스 이 때를 다시 돌아본다면 여러모로 기존보다 영리해진 문화의 황금기였다 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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