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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사_그림이야기

서양 미술사 사조로 이야기를 시작하며...

by 토비언니 2023.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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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증권사에 입사하고 신입사원 연수 시절... 그중엔 영업 경력직으로 입사를 하셨던 분들도 대다수 계셨고 그중 어느 하찮은 아저씨 한 분이 시비를 거시길...
"어이, 당신 전공이 미술사야? 마술사야?"


참 내, 그 질문을 던진 속내는 뭐였을까? 입술은 시꺼머 죽죽 한 색에 술은 얼마나 매일 드셨는지 낯빛은 어두우셔서. 본인은 아등바등 경영학 전공으로 증권사 지점 영업에 들어왔는데 너란 애는 해외대학 미술사학 전공으로 어떻게 증권사 입사했냐 이건가? 그분이 남들 앞에서 웃기고 싶었던 거는 확실히 아닌 것 같긴 한데, 그냥 예전 우리 할머니 말씀대로 벨이 꼴려서 그런가 보다 했다. 정말 궁금하면 대표에게 찾아가서 직접 물어보던가. 재 왜 합격시켰냐고...

 

또는 이런 일도 있었다. 종로에 위치한 어느 외국계 전략컨설팅 회사의 면접을 볼 당시에도 사람은 불러다 놓고 호기심으로 만나자 한 건지, 독일의 이 대학은 어떤 곳이고 전공은 어떤 거냐며 묻길래, 이해하기 쉽도록 진중권 씨가 이곳에서 미학으로 유학하신 바 있다 이렇게 대답했더니 아, 난 그 사람 싫어하는데... 이러며 얼굴을 구기던 일이 있었다. 나 참. 그분의 당시 빚은 실수는 첫째, 미술사학/ 미학의 개념을 이해 못 했다는 점과 둘째, 본인의 정치적 성향을 유감없이 드러냈다는 것. 마지막으로 본인은 외국계 컨설팅사에 다니며 얼마나 잘난 지식을 뽐내는지 몰라도 한마디로 그냥 비매너의 인성이 썩어빠졌었다는 것이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말 그랬다. 내가 미술사학 전공이라고 하면 뭔 미지의 세계에서 온 4차원으로 보는지, 앞으로 넌 직장 커리어는 포기했구나 하는 현실감각 없는 애 정도로 날 치부했다. 면접장에 가면 100 프로 들었던 질문, "그거 졸업하면 나중에 뭐 먹고 살아요?" 이 질문에 대꾸하는 것도 입 아플 정도. '내가 알아서 먹고살게. 걱정 마 오지라퍼야' 하고 싶었지만 눈높이 맞춤 대답으로 한결같이 대답해 주길 "아, 대부분 큐레이터라고 하면 이해하시더라고요" 그제야 아 좀 안다는 듯 대답.


하여튼 간에 요즘은 많이 시선이 바뀐 거 같다. 미술품 투자에 열을 올리고, 젊은 MZ세대에게선 미술에 대한 관심이 날로 바뀌고 있는 것 같고. 예전처럼 저런 무식한 질문은 뭐 아직도 듣긴 하지만 그래도 인식이 많이 나아진 거 같다.

 

미술사학은 단순히 미술 역사만 배우는 학문이 아니다. 그 시대의 철학, 문학, 역사, 생활상 모든 것을 어우르는 총체적인 인문학이라 나는 정의하고 싶다. 깊게 알고 싶다면 얼마든지 내용이 더 방대할 수 있는 반면에 한권의 책에 이 모든 내용을 다 담았다는 듯 미술사 책들도 아이러니하게 많이 출간되고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한다.


명작은 그냥 쳐다봤을 때 내 눈과 맘이 편해지고 그것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으면 그게 바로 저마다의 명작이 아닐까... 뭐 그래도 유명한 작가나 그림을 매칭해 냈을 때 희열을 느끼기도 하고, 작품의 시대적 배경과 양식, 기법, 탄생 연도를 미리 유추해 낸다면... 아무래도 감상하는데 더 재미를 느끼고 더 거리감을 좁히기도 할 것이다.
미술사를 무슨 기말고사 시험치듯 달달 외우는 사람들을 보곤 했다. 미술품 재테크를 위해 그런 건지 아니면 어디에서 아는 척을 하고 싶은 건지...


그냥 한번 쓱 보고 지나가고 한번 읽어보고 넘어가고 그러다 어느 작품이 맘에 들면 편안함이나 기쁨을 느끼고.. 또 그런 자연스러운 작업들이 겹겹이 쌓여, 취향이란 게 되는 거고 예술적 소양으로 남는 거 같다. 바로 그런 글들을 축적시키고 블로그에 담고 싶다. 내가 예전에 배웠던 내용이지만 원래 전공 따라 다 사는 건 아니라고, 벌써 십수 년 동안 들여다보지 않아 비록 다 잊었지만, 나 스스로에게도 remind 할 겸 그냥 미술사 지식들을 다시 꺼내고 긁적여보고 싶다.



그냥 서양 미술사조 흐름을 눈에 익힐 겸 먼저 시간의 흐름대로 사조를 나열해 볼까 한다. 

이것도 그냥 눈으로만 쓱 보고 넘어가길...

@ 서양미술사로 간주하는 지역 범위 : 현재의 유럽과 함께 중동지역, 서부와 남부 러시아를 기준으로 이후에는 북아메리카 지역으로까지 확장된다고 간주함.

1) 선사시대 -고대시대:  이 시대를 사조로 논하기는 어렵다고 보며, 간단히 서양역사의 시작을 서술하면 고대의 기원전 4만년까지 올라가고 조각품과 동굴벽화에서부터 시작한다. 이후 여러 문명과의 교류를 거쳐가며 미술은 서양미술의 역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이집트 문명 시절에는 왕과 신을 거대한 조각상으로 표현하기도 했으며 피라미드나 스핑크스와 같은 유명한 고대 건축물을 남기기도 하였다. 선사시대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빌렌도르프의 비너스이라는 조각품은 기원전 3만 년에서 2만 5천 년에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되며 서양 미술의 역사에서 최초의 미술작품 중 하나라 여겨지고 있다.
고대시대의 미술의 특성을 간략히 키워드로 언급하자면 다음과 같은 문명 중심에 있다는 것이다. 크레타섬에서 자생한 미노아문명- 건축양식이 특징적인 미케네문명- 조소와 신전의 특징이 돋보이는 고대그리스 예술- 고대로마에 이르기까지 해당 시대별 내용은 추후에 언급해보겠다. 개인적인 소견으로 이 부분에서 너무 진을 빼면 그 뒤에 흥미진진한 중세미술의 몰입도가 떨어지고 지루해지기 때문이다.

2) 중세시대 (14세기 ~ 18세기)
중세초기에는 로마네스크양식- 고딕/ 비잔틴 양식
중기는 - 르네상스(14C) - 매너리즘 (16C) 으로 꽃 피웠으며,
근세는- 바로크 (17C) - 로코코 - 고전주의 - 낭만주의 (18C)로 이르게 된다.

3) 근대시대 (19세기)
사진의 등장과 함께 나타난 사실주의- 라파엘전파- 아카데미 예술- 인상주의- 탈인상주의- 신인상주의- 분할주의- 점묘주의- 구획주의 - 나비파- 종합주의- 상징주의가 대표 키워드이며,

4) 현대미술 (20세기)
모더니즘- 입체주의- 표현주의- 추상미술- 청기사파- 다리파- 다다이즘- 야수파- 신야수파- 아르누보- 바우하우스- 신조형주의- 아르데코- 미래주의- 절대주의- 초현실주의- 색면파- 추상표현주의- 팝 아트- 최소주의- 설치예술- 포스트모더니즘- 개념 미술- 대지 예술- 행위 예술- 비디오 아트- 신표현주의- 미디어 아트- 스터키즘 등이 20세기의 대표 키워드라 볼 수 있으며, 21세기에 들어서는 뉴미디어 아트- 시스템 아트- 극사실주의가 주요 특징으로 꼽힌다.

일단 주요 키워드를 나열한 것만으로도 전반적인 흐름이 보인다고 생각된다.

키워드 하나하나 의미를 모른다고 하더라도 그중에 이해되는 것 몇 개만 있어도 되는 것 아닌가? 인터넷 찾아보면 3초면 나오는 정보인데... 재미있는 얘기 흘려듣듯 미술사 얘기를 차분히 살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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