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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사_그림이야기

마니에리즘, 바로크와 로코코 미술

by 토비언니 2023.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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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14세기에서 16세기까지의 르네상스 미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면, 이번엔 1600년부터 1750년대까지 17세기를 풍미한 바로크와 로코코시대 작품을 감상하시겠습니다. 물론 그 이전인 후기 르네상스부터 바로크까지 이 과도기에는 일명 마니에리즘(Mannerism) 시기라고 하여, 균형적 안정감과 사실주의적 성격이 특징이었던 르네상스에서 탈피해서 불균형한 구도, 비현실적이며 혼란스러운 묘사, 극단적인 색감으로 주를 이루게 됩니다.

 

 

Madonna with the Long Neck by Parmigianino/ 출처: Wikimedia Commons

 

 

보시는 파르미자니노(Parmigianino)의 <목이 긴 성모 - Madonna with the Long Neck> 그림에서처럼 마돈나의 팔다리가 늘어져있음과 동시에 천사들이 한 곳에 몰린 불균형적인 구도, 꾸며진 포즈 그리고 명확하지 않은 원근법을 발견하게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1600년경부터 본격적으로 르네상스와 두드러지는 차이를 나타내는 바로크(Baroque) 시대가 시작됩니다. 바로크란 말의 뜻은 본래 스페인의 금세공사들이 형태가 비틀어진 큰 진주를 부르던 말로, 무언가 귀한 것이 과장되고, 왜곡되어 가치가 떨어졌다는 비아냥 거리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여기서 왜곡된 양식이라 함은 고전적인 미(美)를 추구하던 르네상스 때와는 달리 작가의 주관적 표현을 더 중시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 르네상스시대가 바로 레오나르도 다빈치에서 보셨던 것처럼 데카르트(Descartes)적 이성의 예술이었다면 이와는 다르게 바로크는 무엇보다 감정의 예술이었다 정의하고 싶습니다. 

 

르네상스시대의 특징인 원근법이나 해부학적 규칙이나 통일감을 쫓는 것과는 달리 바로크 미술은 빛과 어둠을 강조하고, 대각선구도 등 복잡한 구도와, 극적인 주제에, 색채와 감성을 중시하는 것이 큰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 화면에 등장하는 인물의 수가 늘어나고, 동시에 윤곽이 흐려지고 터치와 색채의 화화적 효과가 강조되게 되는데요. 빛을 강하게 비춘다고 해서 윤곽이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것처럼 움직임을 표현할 때 명확한 윤곽선을 사용하면 마치 정지된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약동감을 살리기 위해 윤곽선을 빛과 그림자 속에 녹여버리듯이 빠르고 탄력 있게 처리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각 나라와 문화권에 따라 다양한 양태로 나타났고, 크게 '카톨릭적/궁정적 바로크'와 '프로테스 탄 적/시민적 바로크' 이렇게 2가지 범주로 크게 나눠서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바로 당시 사회상과 종교적인 영향을 반영한 결과이기도 한데요.

 

쉽게 말하면, 첫번째 카톨릭/궁정적 바로크란 16세기 마틴루터의 종교개혁에도 불구하고 이에 반대하는 반종교개혁의 위력은 미술에서도 나타나는데, 이탈리아와 플랑드르, 스페인 그리고 프랑스 등 구교권의 바로크 미술가들은 교황청과 왕족들의 후원을 받게 됩니다. 그래서 그들의 주제는 카톨릭의 실추된 교황의 권위를 세우기 위한 장엄한 종교화나, 왕족과 귀족의 모습을 담은 초상화, 역사화 등이 주를 이루게 되며 남성적 위엄과 에너지로 충만한 그림들이 탄생되곤 했습니다.

 

이와 반면에 프로테스탄적/시민적 바로크의 탄생배경은 당시 로마교회의 호사스러움에 반감을 가지고 청빈함을 강조했던 개신교국가인 네덜란드 등지에서는 전통적으로 교회가 미술 작품에 별반 관심도 없었는 데다, 자치공화국이 되어 궁정적 전통이 이식될 수 없던 까닭에 시민계급의 후원을 받게 되었고, 그림의 주제는 일반인의 초상화 이거나 일상적인 생활이 주를 이루는 장르화 그리고 정물화가 주를 이루게 됩니다.    

 

그 후 18세기에 나타난 로코코(Rococo) 미술은 매우 경쾌하고, 귀족적이며, 한마디로 부르주아(Bourgeois) 적인 미술 양식을 말합니다. 로코코라는 말은 자갈이나 조약돌을 뜻하는 프랑스어 로카유(Rocaille)에서 유래됐고, 로코코는 조개껍데기 등의 세공으로 건축물이나 거울, 그림의 테두리에 붙은 구불거리고 불규칙한 아라베스크 장식 때문에 연유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곧 당 대의 프랑스 미술, 나아가 유럽 미술전반에 걸친 양식으로 지칭되기 시작했는데요. 유희와 쾌락의 추구에 몰두해 있던 루이 14세 사후, 18세기 프랑스 사회의 귀족계급이 추구한, 사치스럽고 우아한 성격 및 유희적이고 변덕스러운 매력을, 그러나 동시에 부드럽고, 내면적인 성격을 가진 사교계 예술을 말하는 있습니다. 귀족계급의 주거환경을 장식하기 위해 에로틱한 주제나 아늑함과 감미로움이 추구되었고 개인의 감성적 체험을 표출하는 소품위주로 제작되었다. 

 

엄밀한 의미에서 로코코는 바로크나 르네상스처럼 한 시대를 대표하는 사조라고 볼 수 없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18세기는 로코코 뿐만 아니라 바로크, 고전주의, 낭만주의가 모두 병존하는 시대이었으며, 이 시기에 유행하고 나타난 예술양식들은 서로 간에 영향을 받고 주는 관계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지루하게 설명이 너무 길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 글에서부터 우리에게 익숙한 작품들을 감상 하시면서 지루함을 달래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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